L'ultima vertigine
Prima Parte
'
존!'
외치는 소리를 들었을 때, 존은 범죄 현장에서 입는 푸른 작업복을 벗고 있는 도중이었다. 그는 외침 소리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는 상태로 그저 흘려 듣고 있었다. 아마 셜록이겠지, 그리고 그렇다면, 그 재수없는 녀석은 그가 준비될 때까지 좀 기다려도 될 터였다.
'
닥터 왓슨!'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셜록이 아니다. 그렉 레스트라드의, 마치 들개의 공격이라도 받고있는 듯한 목소리다.
흰 비닐 봉지 하나가 여전히 신발에 씌워진 채, 존은 급히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집 밖의 길로 달려나가 셜록과 격렬하게 논쟁하고 있는 듯한 그렉에게로 향한다. 존은 찡그린다. 그는 누가 다치기라도 한 줄 알았다 - 사실 그 생각도 레스트라드가 그를 부른 이유를 설명해 주지는 못하기는 한다. 몇 야드 떨어진 곳에 도노반 경사 주변을 어정거리는 앤더슨을 부르면 됐을 테니까.
'왜 그러시죠?' 존이 헐떡이며 묻는다.
그렉이 거칠게 셜록을 가리킨다. 경감의 머리카락 상태로 보아 하니, 셜록이 그를 몹시 열받게 하고 있었던 듯하다. '존! 이것 좀 그만하게 해요!' 그렉이 절망적으로 요구한다.
'그가 뭘 하고 있는데요?'
'Non ho fatto assolutamente niente,' 셜록이 느릿느릿 말한다. 'Gli stavo spiegando il crimine - trasparente, ovviamente - ma si mostra ancora più stupido del solito. È un peccato, pensavo che stesse migliorando.' 눈을 가늘게 뜨고는 무시하는 듯한 실망감을 담아 그렉을 바라본다.
'셜록, 사건에 대한 접근권을 주는 사람을 약올리는 건 그다지 똑똑한 행동이 아니야,' 존은 재미있어하며 말한다.
'Non stavo cercando di irritarlo!' 셜록이 항의한다. 'Sta rifiutando di fare
attenzione!'
'그가 너한테 주목하고 있다는 건 확실해, 셜록, 안 그럴 수가 없거든,' 존이 온화하게 대답한다.
셜록이 존이 던진 가차 없는 응수의 끄트머리에 잠시 멈칫한다. 'Che cosa vuoi dire?' 그가 묻는다. 진심으로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네가 온 방을 다 차지하고 있잖아!' 존은 이 탐정이 그를 멀거니 바라보고 있을 때 셜록에게 무언가가 굉장히 자명한 것인 양 말할 수 있다는 걸 꽤 즐거워한다. '뭐, 이 경우엔 방이 아니라 거리겠지만. 실질적으로 넌 방이든, 거리든, 뭐든 간에, 네 마음의 궁전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È necessario,' 셜록이 목 뒤를 문지르며 중얼거린다.
'
여보세요?' 그렉이 발을 구른다. 그는 불만감으로 인해 두 사람을 향해 발진하려고 하는 자신의 몸을 억누르려 애쓰는 것처럼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다. '당신이 오히려 부추기고 있잖습니까!'
'무슨 말씀이시죠?' 존이 멍하니 묻는다. '셜록이 뭘 어쨌는데요? 제가 보기엔 꽤 부드러워진 것 같은데요.'
셜록이 그렉에게 그 특유의 짜증나게 의기양양한 가짜 웃음을 지어보인다.
'
이탈리아어로 지껄이고 있다고요!' 그렉은 절망에 빠져 고함친다. 양 팔을 흔들어 강조하면서, 그리고 존에게 머리가 둘 달리기라도 한 것처럼 쳐다 보면서.
'오. 맞아요, 그렇죠.' 존은 사실 알아차리지조차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몹시 당황해서 변명하듯 움츠린다. '죄송합니다. 그만해, 셜록, 현장에서는 안 돼, 집에서야 괜찮지만-'
'워- 워- 워! 얘기가 산으로 가는데요!' 도노반이 다가오며 외친다. 그녀 뒤에는 항상 그렇듯 한 대 얻어 맞은 멍청이같은 얼굴을 한 앤더슨이 따라오고 있다. '뭐가 집에서는 괜찮다는 거예요?'
'그렇게 재미있어 할 거 없어요, 도노반 경사,' 존이 다 안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냥 셜록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 것 뿐이에요.'
존의 태연한 모습에 그렉은 머리를 흔든다. '자주 이럽니까?'
존은 으쓱한다. '두 번 정도 이랬었죠. 그 정도면 익숙해져요.'
'A differenza di te, Giovanni usa il suo cervello,' 셜록은 경감에게 책망하듯 말한다. '
Lui mi capisce, e non è così intelligente; è semplicemente perché fa del suo meglio per
ascoltare.'
도노반의 턱이 빠진다. 앤더슨은 오싹한듯 뒤로 휘청거린다. 그렉은 계속해서 입을 벌린 채다. 한 편, 존이 생각할 수 있는 건 단지 :
조반니란 말이지. 그래. '내 해석 능력을 손톱만큼이라도 흠잡을 생각은 말라고, 셜록,' 그는 항의한다. '네 형조차도 인상깊다고 할 정도니까.'
셜록은 신기한 듯이 그를 바라본다. 아마 존이 왜 얼굴이 상기되었는지, 그리고 그가 오해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아내려고 하는 것일 게다. 존은 자신의 이탈리어 이름에 꽤나 매혹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니 차라리 자신이 오해했다고 셜록이 생각하도록 내버려 두는 편이 다행스러울 것 같다. '존'같이 지루한 이름을 실제로 흥미롭게 들리게 할 수 있으리라고 과연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그리고 하나 더.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고 해도 이처럼 매력적이진 못했을 거다. 존은 몹시 당혹스러워진다.
'지금 외국어로 말하는 거예요?' 도노반이 거의 꽥꽥거리다시피 한다.
셜록은 극적으로 한숨을 내쉰다. 'Anche Lestrade ha sentito che parlavo un'altra lingua,' 그가 경멸하듯 말한다. 도노반은 셜록이 특히 셜록스러운 짓을 하는데도 레스트라드가 그의 목을 졸라 버리지 않을 때마다 짓는 그 표정을 레스트라드에게 지어 보인다.
'내 생각에 그녀는 네가 실제로 여기 영국의 평범한 거리 한가운데서 이탈리아어로 떠들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 어렵다는 거야.정말 네가 하는 말이 외국어인지 아닌지 모르겠는 게 아니라.' 존이 지적한다.
존은 지금 도노반과 앤더슨의 표정을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긴 하지만, 그건 도노반과 앤더슨의 사진을 갖고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나중에 그는 그 사진을 돌아보며 도대체 무슨 생각이 그를 사로잡았던 건지 궁금해 해야 할 터였다.
한편 그렉은, 약간 호기심이 동한 표정이다. '당신 그가 하는 말을 전부 알아듣는 겁니까?' 그가 신기한듯 묻는다. 인상깊은 모양이다. '당신이 외국어에 능통할 거라고는 생각 안 했는데.'
'전 이탈리아어 못 합니다. 하지만 보통 셜록이 뭘 의미하는 건지는 알아낼 수 있어요.' 존은 어색함 반 겸손함 반으로 발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대답한다.
'그럼 통역 좀 해주시죠,' 그렉이 큰 맘을 먹는다. '그는 아까 내게 누가 범행을 저지른건지 말하던 중이었습니다 - 적어도, 내 생각에는요 - 하지만 누굴 뒤쫓으라는 건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는데 날더러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군요.'
도노반과 앤더슨이, 존이 보기에 공동의 악의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눈빛을 교환한다. 존은 셜록을 살펴본다. '그냥 영어로 말해줄 수 없어? 그가 범인을 잡고 나서 다시 이탈리아어로 돌아가도 되잖아.'
'Noioso.'
그게 무슨 단어인지 아는 데에는 이탈리아의 어휘에 대한 지식은 전혀 필요없다. '그건 따분하다네요,' 존은 이해한다는 듯이 그렉에게 말한다. '계속하죠 그럼,' 그는 한숨을 쉰다.
그는 시야 끝에서 도노반과 앤더슨이 얼빠진 듯이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본다. '이런 괴상한 짓거린 또 처음 보는군,' 앤더슨이 중얼거리고 있다.
(경고: 폭행과 간통에 대한 언급 있음)
'Allora, ovviamente non si tratta di un'intrusione con scasso,' 셜록은 그의 가장 좋은(혹은 가장 나쁜? 존은 잘 알 수가 없다) 추리할 때의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존은 잠시 멈추고 그가 셜록의
이탈리아어로 추리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데에 어지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조건을 단다: '몸짓 좀 부탁해, 셜록, 네가 범죄 용어를 쓸 거라면 말이야.'
방해받은 데 짜증이 났는지 셜록이 노려보지만, 반격이 없는 걸로 보아서, '알겠음.'이라는 의미다. 그는 헛기침을 하고는 집을 가리킨다. 'Nessuno ha forzato la porta,' 그가 설명한다.
존은 건물과 셜록의 팔을 번갈아 노려본다. '강제 침입의 흔적이 없구요,' 그렉에게 말한다.
'말도 안 돼.' 도노반이 내뱉는다.
'진짜 할 셈입니까?' 앤더슨이 말참견을 한다. '탐정님 외국어 연습이나 하시라고 우리 시간을 정말 낭비할 거냐구요! 로제타 스톤 키트나 사시지, 이 별종아.'
(로제타 스톤 키트 : 로제타 스톤사에서 나오는 외국어 학습 교재 세트 -역주)
'Chiudi quella cazzo di bocca, Anderson,' 셜록이 딱딱거린다. 'Non capisce quando parlo in inglese, allora non ha niente di cui lamentarsi.'
'입 닥치라네요,' 존은 앤더슨에게 간결히 말한다. 사실 그는 셜록이 말한 걸 통역할 뿐이라는 구실로 이 말을 할 수 있다는 데에 남몰래 기쁨을 느낀다. 때때로 그는 자신의 공손함이 항상 자신을 이기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바라곤 하는 것이다. 앤더슨의 허둥거리는 표정은 그렇게 생각해야 했던 모든 상황들에 대한 보상이 될 만 했다. 그는 셜록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는 걸 깨닫는다. '나머지는? 그 뒤에 뭐라고 한 거야?'
셜록은 눈을 굴린다. 'Anderson non capisce quando parlo in inglese, allora non ha niente di cui lamentarsi,' 그는 몹시 화가 난듯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그는 터무니없는 기획을 제안하고 있는 압제적인 상관을 업신여기는 듯한 법의학 수사관의 얼굴을 살펴본다.
'제 생각에 그가 당신이 어차피 아무 것도 알아듣지 못하니까 별로 달라질 게 없다고 하는 것 같은데요,' 존이 으쓱한다. 그는 가늘고, 진실되지는 못한 미소로 말을 맺는다. 앤더슨은 완전히 격분한 것 같지만, 또 확연하게도 이 모든 경험에 너무 놀라 정신을 못 차린 나머지 아무 말도 없다. 도노반은 그에게 으쓱해 보이고, 그렉마저도 코웃음을 억누르느라 애쓴다. 셜록은 자랑스레 코웃음을 친다.
'이제 존이 통역해 줄 수 있다는 건 판명된 것 같으니, 좀 서둘러 진행할 수 있겠나?' 그렉이 개입한다. '앤더슨, 도노반, 그냥 비위 좀 맞춰 주라고.'
'Nessuno ha forzato la porta,' 셜록이 반복한다, 'allora la teoria che sia stata aggredita da un intruso è falsa. Inoltre, non manca niente.'
존은 셜록이 말하는 동안 그의 몸짓을 주의깊게 지켜본다. 그가 'intruso'라고 할 때 그는 한 손으로 약간 폭력적인 몸짓을 한다. 또 'stupida'라고 할 때 그는 코를 찡그리고, 'niente'라고 할 때는 혼란스러운 척 하면서 양 팔을 펼치는데, 경찰관에 대해 빈정거리는 게 명백하다. 존은 그들이 어떤 가설을 세웠었는지 되짚어 본다.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여기서 틀린다고 해서 그들이 그를 이보다 더 하찮게 보지도 않을 것임을 인식하면서, 말한다. '아무도 문을 억지로 열고 들어오지 않았고 아무것도 없어진 게 없으니 단순한 절도범이 아니라는 건 명백합니다.'
셜록은 마치 '봤죠?'라는 듯이 그렉을 날카롭게 바라본다. 그렉은 외경에 차 머리를 흔든다.
'방금 그게 당신이 한 말이라고, 괴물?' 도노반이 평소보다 약간 독기가 덜한 투로 묻는다.
'Giovanni vi ha spiegato quello che ho detto, Donovan. Lei non ha bisogno di una ripetizione, non è sorda. Oppure vuole dire che non ha bisogno di traduzione?'
도노반은, 예상대로, 멍하니 그를 향해 찡그려 보인다.
'셜록!' 그의 말투로부터 그게 모욕이었음을 안 존이 꾸짖는다. '제 생각엔 그가 말한 내용을 제가 당신에게 말해 줬으니, 통역이 필요할 것 같으면 그저 통역이나 들으라고 하는 것 같네요.'
'Esatto,' 셜록이 도노반에게 딱딱거리자, 그녀는 움츠리며 뒷걸음질친다.
'걱정 마세요, 제가 말한 걸 확인해 주는 것만 해도 꽤 너그러운 거니까요.' 그는 위로하듯 말한다. 앤더슨은 체념한 듯 눈을 가린다.
'하지만 그녀의 손엔 자기방어로 인한 상처가 있었잖나,' 그렉이 항의하고 있다.
'Sbagliato!'
한 번 더, 존의 셜록어-영어 어휘 목록에 또 하나가 자동적으로 포함된다. '땡(Wrong),' 그는 웃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며 통역한다.
'그럼 그건 뭐였는데?' 그렉이 따진다.
'Bruciature,' 셜록이 선언하듯 말한다. 'Da una pentola che era troppo calda da sollevare.' 그는 그의 손바닥을 가리킨다. 'Ha cercato di sollevarla, poi "Ahi!" e l'ha lasciata cadere, è semplice.' 주먹을 꽉 쥐더니 재빠르게 도로 펴 버린다.
존은 셜록의 과장된 몸으로 말해요 놀이에 웃음이 나오지만, 오래도록 시달리고 있는 레스트라드가 두 사람에게 절망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즐거움을 너무 드러내지는 않으려 애쓴다. '그 여자는 뭔가를 들어 올리려고 한 겁니다 - 주전자? 팬? 그래, 팬 - 그리고 화상을 입은 거죠.'
'세상에,' 도노반이 참견한다. '어떻게
아는 거죠?'
'난들 어찌 알겠어?' 그렉이 대꾸한다.
'La pentola era nel lavello,' 셜록이 건조하게 대답한다.
'싱크대의 팬 말입니다,' 존이 사건 현장을 떠올리며 본능적으로 말한다. '쫌,' 어감을 전달하기 위해 덧붙인다.
'Non ho detto "쫌".' 셜록은 격노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는 적어도 앤더슨과 도노반에게서 즐거워하는 소리가 작게 새어나오게 한다. 즐거워하는 앤더슨이 내는 소리는 동물원에서 들을 법한 소리와 거의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긴 하지만. 'Gli interpreti non devono fingere!'
'너도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잖아,' 존은 반박한다. '네가 "당신들 눈엔
아무 것도 안
보입니까?"라고 할 때 내는 목소리였다고.'
'당신 그 사람 목소리 목록도 있어요?' 도노반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묻는다.
둘 다 그녀를 무시한다. 'Non uso mai il gergo!' 셜록이 항의한다.
실상 거의 관련은 없을 수도 있지만, 존에게 'gergo'는 꼭 'jargon(용어)'이라는 말처럼 들리고, 이를 셜록의 말투와 조합해 보면 그 의미도 알 수 있다. '그래, 안 쓰지. 말했다시피, 네가 그렇게 말할 때 내는 목소리들이 있으니까, 그걸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무언가로 통역하는 거야.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속어를 쓴다고.' 그는 잘난 체하며 덧붙인다.
셜록은 그를 노려보고는 헛기침을 해서 그가 계속할 참이라는 걸 알린다. 'Ma queste bruciature sono le sole ferite sul corpo a parte il colpo che l'ha uccisa, allora la vittima non ha lottato contro l'assassino, e non si è voltata per vedere chi fosse, perché la ferita è sulla nuca,' 그는 의기양양하게 끝맺는다. 'Allora è qualcuno che aspettava, oppure che era già nella casa.'
셜록이 'il colpo che l'ha uccisa' 라고 할 때 그는 머리를 가리킨다. 'non ha lottato'라고 할 때는 양 손을 서로 물리치듯이 움직이는걸 보고 존은 싸움을 표현하고 있다고, 그 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간 해석을 표현하고 있다고 받아들인다 - 그 후 그가 머리를 흔들었으니 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voltata'라고 말할 때는 한 손을 빙글빙글 회전시켜 돌아서는 모양을 보여준다; 그리고 'sulla nuca'라고 할 때는 희생자가 얻어맞은 부분을 가리키듯 자신의 머리 뒷 쪽을 가볍게 두드린다.
'다른 상처는 없습니다, 몸싸움도 없었고, 목 뒤에 상해가 가해진 걸로 보아서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는 말인데 그 말은 즉슨 그녀가 범인이 집안에 있거나 혹은 집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뜻이죠,' 존은 숨도 쉬지 않고 말한다.
'Allora interrogate il marito,' 셜록이 한마디로 정리한다.
'그녀의… 남편? 남편에게 물어보세요,' 존이 그렉에게 확인해 준다.
'Semplice,' 셜록이 선언하듯 말한다.
'간단하네요,' 존이 동의한다.
멍한 정적이 감돈다. 앤더슨은 감명을 받은 듯 하면서도 동시에 메스꺼운 듯한 표정이다. 아마 자신이 감명을 받았다는 사실에 메스꺼워졌을 것이다. 도노반은 감명받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하다. 그렉의 얼굴은 존이 셜록을 좀 더 참아줄 만하게 만들 때 보통 보여주곤 하는 그 얼굴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다른 무엇보다도 더, 굉장히 고마워 하는 표정 말이다. 존은 그 얼굴을 보고 자신이 왜 이 경감을 좋아하는지를 상기한다.
'그녀의 남편은 직장에 있었는데,' 모두들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그렉이 조심스레 지적한다.
'Dice l'amante,' 셜록은 불친절하고 가식적인 미소를 띠고는 반박한다.
그가 도노반과 앤더슨을 흘낏 보는 걸 보고 존은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존은 그를 쏘아본다. '남편이 직장에 있었다고 증언한 여자가 그와 바람을 피우는 중일 거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그가 설명한다.
'단 두 마디였잖아요,' 도노반이 소리친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서 그 말이 그런 뜻인지 알아낸 거예요?'
'난 알리바이를 증언해 준 사람이 여자였다는 것조차 말 안했는데 말입니다,' 그렉이 덧붙인다.
'Non c'era bisogno di dirlo, Lestrade, è ovvio,' 셜록은 무시하듯 말한다.
'명백하죠,' 존이 통역과 답변 양 쪽의 의미를 담아서 으쓱해 보인다.
'당신은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잖습니까,' 앤더슨이 말을 가로막는다.
'오, 퍽이나,' 도노반이 낄낄거린다.
'그렇잖아!' 앤더슨이 분개하며 말한다. '
그가 이 모든 정보들을 알고 있다는 건 우리도 알지만 지금
당신도 그걸 알아내고 있잖습니까! 당신이 괴물과 친구라는 건 알았지만 당신도 괴물일 줄은 몰랐군요!'
'전 그런 정보들은 모릅니다, 셜록을 알 뿐이죠,' 존은 정정한다. '그리고 이봐요, 방금 한 남자가 다른 여자와 바람 피우느라 자기 아내를 죽였는데 셜록이 괴물이라고요? 우선순위가 틀린 것 같지 않습니까?' 그는 자신이 처음 현장에 왔을 때 도노반이 그에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 언젠가 셜록이 시체를 들이밀게 될 거라던. 그는 앤더슨과 도노반의 관계를 넌지시 말할 만큼 화가 나진 않았지만, 그가 하고 싶으면 할 수도 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본다.
(경고 끝)
그는 셜록에게로 돌아선다. 셜록은 해독하기 힘든 표정을 띄운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금방 그렉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È tutto? Ce ne possiamo andare? Questo è stato
noioso, era tutto
ovvio, quante volte dovrò dirvi di non credere subito agli alibi?' 그는 한탄한다.
'이 사건은 그에게 너무 쉬웠다네요.' 존이 그렉에게 사과의 뜻으로 웃어보인다.
'그런 것 같군, 미안하게 됐어,' 그렉이 짜증스러운듯 대꾸한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로 떠들기로 한 건가? 좀 더 어렵게 만들어 보려고?'
셜록이 눈썹을 들어올린다.
'무슨 언어로 하든 그에겐 별 차이가 없어요,' 존이 설명한다. '더 어려워지지도 않았구요. 그거랑은 아무 상관이 없죠. 그냥 이탈리아어가 땡기는(an Italian mood) 거죠, 그게 다에요.'
'An Italian mood,' 도노반이 반복한다. '그냥 그러고 싶은 기분이라서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거라구요.' 존은 그녀가 냉소적인 표현으로 질문을 대신하곤 하는 걸 싫어한다.
'그렇지 않으면 뭐하러 이탈리아어로 말하겠어?' 존이 혼잣말을 한다.
'음, 그야
이탈리아에 갔으니까, 라든가?' 앤더슨이 멍청하게 웃는다.
'E come parlare l'italiano prima di arrivare in Italia, Anderson?' 셜록이 날카롭게 묻는다. 그리고 경멸하듯 웃는다. 'Neanch'io potrei visitare un paese senza mai averne praticato la lingua e subito potere parlarla come per magia.'
'그 언어로 말하는 어느 나라에 가든지 간에 가기 전에 연습해야 할 거 아닙니까,' 존은 앤더슨에게 바보 아니냐는 듯이 말한다(그는 정말로 이걸 즐기기 시작하고 있다).
'아까도 말했지만, 로제타 스톤 키트나 사시지,' 앤더슨이 딱딱거린다.
'Questo è più divertente.'
예의 그 문구로군. '이게 더 재미있다네요.' 존이 셜록에게 씩 웃어 보이자, 셜록도 씩 웃는다.
'우릴 미치도록 혼란스럽게 해놓고 수사를 늘어지게 하는 게 재밌다고요?' 앤더슨이 격하게 묻는다.
셜록은 위압적인 눈빛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본다. 'Vieni, Giovanni, torniamo a casa,' 느릿하게 말한다.
'지금 당신
이름도 번역해서 말하는 거예요?' 도노반이 등 뒤에서 물어본다.
존은 방금 셜록이 노려본 게, 그가 이탈리아어로 떠드는 걸 왜 재미있어하는지 앤더슨이 잘못 짚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지만, 그 자신도 정말로 셜록이 뭐가 재미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거니와, 게다가, 이 견딜 수 없이 기분 나쁜 인간에게는 이게 꽤 어울리는 작별인사라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저 예의바르게 고개를 까딱해 보이고는 이미 걸어가기 시작한 셜록을 따라가기로 한다.
'믿을 수가 없군,' 그는 앤더슨이 말하는 것을 듣는다. '저 둘 다 말이야! 영어로 떠들라고 하든지 아니면 듣지 말아야 하는 거 아냐?'
'글쎄, 하지만 뭐랄까, 난 네가 나한테 이탈리아어로 말해 주면 꽤 괜찮을 것 같은데,' 도노반은 존이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는 그녀의 말을 잊으려고 애쓰는 데 온 정신이 휘말린 나머지 그녀가 한 비교의 중요성을 적절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렉이 큰길로 향하는 두 사람을 따라오며 존을 경외감에 찬 눈으로 응시한다. '당신도 알다시피,' 그는 약간 어색한듯이 말한다, '그가 말하지 않을 게 뻔하니 내가 해야겠군요 - 방금 그건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굉장했습니다.'
'Grazie,' 셜록이 무시하듯 그의 어깨 너머로 외쳤다. 'Non è così difficile. Una volta imparata una lingua di origine latina, le altre sono facili. La grammatica è la stessa.'
'내 생각엔 너한테 한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존은 웃음섞인 목소리로 대거리한다.
셜록은 빙글 몸을 돌려 뭐라고 반박하려 입을 벌리지만 다음 순간 생각을 바꾸고는 존을 바라본다. 마치 뭔가를 알아내려고 골똘히 생각하는 듯이. 그의 어깨가 아주 살짝 으쓱하더니 그는 그렉을 향해 돌아선다. 'Parlava di lui,' 그는 존을 가리키며 말한다. 'Capisco. In questo caso, di sicuro non vuole dire che solo adesso si sia accorto del suo genio? Lo so che è incredibile. È il mio conduttore,' 그는 자랑스러운듯 끝맺는다.
또 말을 막 쏟아 붓는군. '모르겠어요,' 존이 추측해 본다. '아마 자기가 가르쳐 줬기 때문에 제가 알아들을 뿐이라는 거 아닐까요.'
'Sbagliato!' 셜록이 수수께끼 같이 외친다.
'땡, 오, 그렇군, 신경쓰지 마세요.' 존이 눈을 굴리는 그렉에게 온후하게 으쓱해 보인다.
'당신 생각엔 얼마나 오랫동안 이럴 것 같습니까?' 그렉이 묻는다.
'모르겠는데요. 아마 한두 시간 지나고 나면 지겨워지겠죠.'
'Sbagliato!'
그렉이 빙그레 웃는다. '좋은 저녁 보내요.'
'예, 노력해 보죠,' 존이 웃는다.
실제로, 한두시간이 아니라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셜록은 여전히 지겨워하지 않고 있다.
'Giovanni,' 그가 소파에서 부른다.
이름을 불리자 존은 별 이유도 없이 몸이 긴장되어,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에 손을 델 뻔 한다. '설거지 하는 중이야, 셜록,' 그는 아무렇지 않게 들리도록 애쓰면서 외친다.
'Ma voglio una tazza di té,' 셜록이 항의한다.
모든 외국어에서 '차'란 단어가 이렇게 짜증날 정도로 간단하고 짧은 걸까? 존은 생각한다. 마지막 접시를 식기 건조대에 올려 놓고 손을 말린 후 냉장고를 열어 본다. '우유 떨어졌어,' 그는 소리친다. 그는 이 말을 할 수 있을 때마다 내심 득의만면해져 깐족거리곤 하지만 요즘은 몇 초 가지 못하고, 예상대로, 피할 수 없는 결과를 기다리며 그의 어깨는 축 처진다.
'Va al supermercato!' 셜록이 명령한다.
'싫어,' 존이 걸어나와 부엌과 거실 사이의 출입구에 서서 대꾸한다.
'Non posso vivere senza il tè,' 셜록이 애원한다. 그는 잠깐 생각에 잠긴 것 같아 보인다. 'Neppure senza te. Non si sente bene la differenza… le due sono veri, ma questa volta, parlo della bevanda. Tè,' 날카롭게 말한다.
'난 몰라. 피곤해. 방금 저녁 만들었고
그리고 설거지도 했고
게다가 그 전엔 카운터를 쓸 수 있도록 네 실험 도구들을 다 치워야 했다고.'
'Quando si scrive una lista, in generale si fa in ordine cronologico,' 셜록이 지적한다.
'내 말 순서가 거꾸로 된 것도 신경 안 쓴다니까,' 존이 반박한다. '나 정말 파김치라고. 그러니까 이제 소파에 앉아서 차나 한 잔 - 오.' 그는 거의 패배감이라 할 만한 기분에 한숨을 내쉰다.
셜록은 마치 잘난 체의 표상이라 할 만한 얼굴이다. 'Quindi vai al supermercato?' 그는 천진하게 묻는다.
'
네가 테스코 좀 가면 안 돼?' 존은 불만스레 외친다. '난 매번 가잖아!'
'Odio i negozi,' 셜록이 무시하듯 말한다. 'Odio i bambini, l'organizzazione dei reparti, le cassiere, le voci degli interfoni…'
'장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 셜록,' 존이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있잖아, 두 사람이 같이 살 때는, 보통 하기 싫은 일은
돌아가면서 한다고.'
셜록이 머리를 흔든다. 'In generale, un compagno fa la spesa e l'altro guadagna il pane,' 그가 장난기어린 즐거움으로 눈을 반짝거리며 짓궂은 투로 말한다. 'Poiché sono io che svolgo i casi, tu devi fare la spesa. E adesso abbiamo bisogno del latte.'
'방금 내가 우유를 사러 가야 하는 짜증나는 이유에 대해 말한 거야?' 존이 묻는다.
셜록은 존이 구체적인 이유를 알아듣지 못한 게 거의 슬프다시피 한 얼굴이다. 그는 방금 한 말을 되풀이하려는 듯 입을 열다가, 다음 순간 확신이 없는듯한 표정으로 잠시 머리를 흔든다. 그를 바라보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존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자신을 위한 행동이었다. 결국 탐정은 벽을 가리킨다. 'Se non c'è il tè, dovrò sparare al muro.'
'맙소사, 안돼. 우유 사 올게.'
셜록이 씨익 웃는다. 하지만 존은 여전히 그가 어딘가 실망한 것 같아 보인다는 걸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존이 우유를 들고 비틀거리며 221B로 돌아오자 셜록이 안드레아 보첼리인지 뭔지 하는 그 이탈리아 테너의 노래를 틀어놓고 있다. 이 곡은 'Joe le taxi'를 제외한 비영어권 가수의 노래 중에서는 존이 들었을 때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곡이다.
'Paesiiiiiii che non ho maiiiiii veduto e vissuto con teeeee…''좋아, 볼륨 좀 낮춰 줄래?' 존이 위층을 향해 외친다. '우리 중 누군가는 방금 플랫메이트가 안 간다고 땡깡부린다는 이유만으로 장 보러 다녀온 참이거든!'
'Adesso li rivivrò con te, partiròòò…'
'셜록!' 존이 소리지른다. 헛되이도. 음악은 계속된다. 단지… 잠깐.
음악이 아니다. 반주가
없단 말이다. 그 말은 즉…
존은 얼어붙는다. 그는 불퉁하게 계단을 쿵쿵거리며 올라가 셜록에게 하려던 말을 할 참이었지만, 정신차리고 보니 그 자리에 풀이라도 바른 듯 붙박혀 있다. 믿을 수 없어 오싹한 느낌이 그에게 퍼지고 있다. 반갑지 않은 종류의 오싹함이라기보다는 진정한 천재성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얼얼한 감각이다. 존은 클래식 음악이나 성악에 매력을 느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지만… 와. 그는 셜록이
노래할 줄 안다는 것조차 몰랐다. 하지만 이건 정말 놀랍다. 존은 노래하는 게 안드레아 보첼리
인 줄 알았단 말이다, 세상에!
허드슨 부인이 부엌에서 바삐 나오다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리고 있는 그를 발견한다. '무슨 일이라도 있니?' 그녀가 말한다.
'
쉬이이잇!' 존이 계단을 가리키며 낮게 말한다. 셜록의 목소리가 잦아든다. 그가 다른 방으로 갔거나 노래 부르기가 지겨워진 모양이다. 존이 허드슨 부인에게 으쓱해 보인다. 마법은 풀렸다. '그가 노래할 줄 안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그가 멍하게 말한다.
'오, 그 애가 할 줄 모르는 게 있기나 하니?' 허드슨 부인이 킥킥 웃는다.
존도 웃고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간다. 아직 충격이 남은 채로. 그가 플랫에 다다르자, 셜록은 신문을 읽고 있다.
'방금 그거 너였어?' 존이 묻는다.
'No. Ovviamente c'era qualcun altro nell'appartamento, che è partito mentre stavi sulla scala,' 셜록이 비꼬듯 대답한다.
'굉장했다구,' 존이 경외심에 차 말한다.
셜록이 씰룩거린다. 이건 그가 '진심으로 칭찬받아 기쁠 때' 하는 씰룩거림이다. 그가 스스로를 과시할 때는 보통 찬사가 쏟아지길 기다리고, 또 그게 극히 상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느릿느릿 말하는 것 외에는 칭찬에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때때로 그가 정말로 찬사를 받으리라 예상하지 못할 때가 있고, 그건 그가 아주 드물게도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게 되는 경우들 중 하나기도 하다. 'Sono solo un dilettante,' 그는 존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거의 겸손하다시피한 태도로 말한다.
'
셜록,' 존이 이의를 제기한다. '정말 굉장했다니까. 훌륭한 노래였어.' 셜록이 비웃자, 존은 머리를 흔든다. '진심이야. 왜 좀 더 자주 노래하지 않는 거야?'
'Non mi piace la musica inglese.'
쫌, 존은 생각하지만 이번엔 입밖에 내지 않는다. '오
, 좋아하는 음악이 포함된 언어로 말하는 기간에만 노래한다는 거지?' 그는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네가 이탈리아어로 떠들고 싶어지는 거에도 좋은 점이 있는 것 같네. 바이올린 깽깽거리는 것보다 훨씬 나은데?'
셜록이 그를 노려본다. 'Lo "stridio" del mio violino è necessario per garantire la vera esecuzione.'
'내가 들어본 연습 방법 중에 제일 이상한 유형인데 그거,' 존은 부엌 카운터에 장 봐온 봉투를 내려놓으면서 대답한다. '보통 사람들이 연습한다고 할 때는, 조금씩 나아지고 또 나아져서 결국 완벽하게 연주하게 되지 "고양이 멱따는 소리"에서 갑자기 "장엄한 콘체르토"가 되지는 않는다고.'
'Non sapevo che trovassi il mio violino "glorioso",' 셜록이 또 다시 아까 같은 겸손한 목소리로 말한다.
'너
진짜로 바이올린 연주 잘 해, 셜록,' 존이 그에게 확언한다. '난 그저 네가 좀 더 자주 그렇게 연주해 줬으면 하는 것 뿐이라고, 그게 다야.' 그는 주전자를 올려 놓고 그의 안락의자로 돌아와 풀썩 주저 앉는다. '그래서, 또 아는 다른 노래는 어떤 거야? 난 내가 장 보고 돌아왔을 때 네가 "Time to Say Goodbye"를 부르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셜록이 넌더리난다는 듯한 소리를 낸다.
'왜?' 존이 어리둥절해 묻는다.
'Questa canzone non si chiama "Time to Say Goodbye".' 그는 마치 그 제목에 독이라도 든 것처럼 내뱉는다. 'Si chiama "Con te partirò".' 그는 또렷하게 발음한다. 마치 존이 따라하길 바라는 것처럼.
'콘 테이 팙 이-로우?' 존이 조심스레 따라해 본다.
셜록이 팔을 흔든다. '오, 그만
됐어.'란 뜻이군. 그는 입술을 오므린다. 'Non so perché hanno cambiato il titolo per fare questo maledetto duetto. Neanche mi piace Sarah Brightman. La sua voce è troppo acuta, si ama troppo, e osa cantare accanto ad un vero genio come Andrea Bocelli come se fosse uguale a lui! Ma l'avrei potuto tolerare se non avessero cambiato il titolo! "Time to say goodbye",' 그는 다시 한 번 경멸하듯 말한다. 'Non esprime affatto il senso della versione originale!'
'네가… 사라 브라이트만은 안 좋아하고 영어 버전이 바보같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존이 확인한다. '난 영어가 아닌 버전이 있는 줄 몰랐는데,' 그는 자백한다.
셜록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쳐다본다. 'È una canzone italiana!' 그가 식식거린다. 'È famosa!'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모두 다 그 1절만 기억하고, 난 그 노래를 들은지도 한참 됐는걸,' 존은 변명하듯 말한다. '그리고 그게 유명하다는 것도 알고 있어. 사실 네가 그걸 안다는 게 더 놀라운데. 난 네가 좀 더 대중적으로 안 알려진 온갖 무명 아티스트들에 관심이 많을 줄 알았거든. 미니멀리즘이라든가 그 기괴한 표현주의 음악 운동이라든가.'
'L'acqua bolle,' 셜록이 부엌을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대답한다.
'알았어, 차 말이지,' 존이 한숨을 내쉰다.
셜록은 따분해졌기 때문에(존은 셜록이 정확히 뭐가 불만인 건지 알 수 없지만 'noioso'를 몇 번이나 들었다) 존을 데리고 안젤로의 가게에 점심을 먹으러 간다. 그들은 항상 앉는 창가 테이블에 앉는다.
'있잖아, 우리가 여기 왔던 것 중에 네가 실제로 뭘 먹겠다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존이 믿기지 않는 듯 언급한다.
셜록이 으쓱한다. 'Non abbiamo un caso.'
'맞아, 사건이 없지,' 존이 생각에 잠긴다. 그는 잠시 그들이 사건도 없는 데 밖에 나와서 밥을 먹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생각한다. 하지만 곧 변함없이 쾌활한 안젤로가 다가오자 그의 생각은 흩어지고 만다.
'셜록, 내 친구, 어떻게 지내나!' 그가 열렬한 어조로 말한다.
'요새 이탈리아어가 땡긴대요,' 존이 웃는다. '이탈리어로밖에 얘기를 안 해요. 모두 다에게요.'
안젤로가 헉 하고 숨을 들이쉰다. 'Perché non mi parli sempre in italiano?' 그가 묻는다.
'Normalmente la gente non capisce,' 셜록은 슬픈듯이 대답한다. 'Mio fratello Mycroft dice che non si fa.'
'너 평소엔 마이크로프트가 뭐라고 하든 신경도 안 쓰잖아,' 존이 지적한다.
'Ma oggi hai deciso di ignorare la gente,' 안젤로가 선언하듯 말한다. 'È saggio! Se devi ignorare la gente per parlare in italiano, ignora la gente! L'italiano è una lingua bellissima!'
'Parla della bellezza della lingua italiana,' 셜록이 존에게 건조하게 말한다.
'아.' 존이 안젤로에게 미소지어 보인다. '맞아요. 아름다운 언어죠.'
셜록이 눈썹을 치켜올리고, 안젤로는 존이 거기 있다는 걸 갑자기 깨달은 듯하다. 'Lo parla anche lei?' 그가 충격받은듯 묻는다.
'뭐라구요?'
안젤로가 완전히 혼란스러운듯 얼굴을 찡그린다. 'Parla italiano?' 그가 천천히 말한다.
'아뇨, 전 이탈리아어 못합니다.'
'하지만 방금 셜록이 이탈리아어로 말한 데 반응했지 않습니까,' 안젤로가 항의한다. '지금 날 놀래켜 주려고 하는 건가? 셜록, 이 악동 녀석 같으니라구,'
'Io? Perché farei una tale cosa?' 셜록이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내며 묻는다.
'누가 날 의도적으로 혼란스럽게 하려고 한다면 내가 제일 먼저 의심할 사람이 너거든. 내숭떨지 마,' 존이 부드럽게 말한다.
안젤로가 흥분해 식식거린다. '방금 또 그랬어요!' 그가 한숨을 쉬고는 소리친다. 'Ma deve parlare italiano! Oltremente non è possibile! Come si chiama?' 그가 천천히 묻는다.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존은 예의바르게 말하지만, 안젤로를 보고 있지는 않다. 그가 쳐다보고 있는 건 약간 어리둥절한 웃음을 얼굴에 띄운 채 자신을 바라 보고 있는 셜록이다.
안젤로는 잠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머리를 흔든다. 'Ah, l'amore,' 그가 한숨을 쉰다. 셜록이 그를 올려다 본다. 'Ti capisce anche in una lingua che non parla. Che bello. Vado a prendere due menu. Tutto gratuito, come sempre. Per te e per il tuo
amore. È così romantico! La mia lingua! Sono così fiero!'
'나도 "amore"는 알아 듣는다구요,' 존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끼어든다.
'
Certo,' 안젤로가 요점을 놓친 채 달달하게 속삭인다. 그가 겨우 테이블을 떠난다. 셜록은 만족스러운 듯하지만 또 혼란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며 그가 가는 것을 바라본다. 그는 존을 흘낏 쳐다보고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앉아 테이블을 두드리고 또 거의 무언가를 아쉬워하는 듯이 숨을 내뱉는다.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어느 정도 편안한 침묵이 흐르고 나서 존은 묻는다.
'Chi?'
'안젤로 말이야. 그가 뭐라고 한 거야?'
셜록이 으쓱한다. 'Niente.'
'무슨 말인지 엄청 많이 했잖아.'
'Gli piace sentire l'italiano,' 셜록이 짧게 말한다.
존은 셜록이 뭘 얼버무리는 건지 궁금해 하며 그를 응시한다. 그는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안젤로가 메뉴를 들고 돌아오더니 한참 수다를 쏟아 낸다. 'Ditemelo se avete bisogno di qualsiasi cosa,' 도로 사라지면서 외친다.
'우리가 데이트하는 줄 아는 거군,' 존이 부적절하게 평한다.
'Ovvio.'
존은 셜록에게 기회를 봐서 다시 안젤로에게 이탈리아어로 설명해 줄 건지 물어보려던 참이었지만, 그만두기로 한다. 그는 이제 그만 신경쓰기를 관두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게다가, 셜록과 안젤로 모두가 이탈리아어로 말하고 있는데 존이 셜록의 말만 알아듣는 상황에서는, 반론을 입증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안젤로네에서 매우 즐거운 식사를 한 후 아주 살짝 취해서 나온 후, 존이 신문을 사러 간 사이 셜록은 플랫으로 바로 돌아간다. 베이커 가로 돌아가는 길에 그의 전화가 울린다. 마이크로프트다. 그는 약간 얼근한 기분으로 숨을 내뱉고는 초록색 버튼을 누른다. '아아안녕하세요오, 마이크로프트,' 그는 전화에 대고 부드럽게 노래하듯 말한다. '지금은 치과에 안 계신가 보군요?'
'그레고리가 알려주길 셜록이 이탈리아어로 말하는 날이었다더군요. 그리고 당신이 굉장히 잘 따라가고 있다고도요.'
그는 항상 서론은 자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마이크로프트. 존이 쾌활하게 이 말을 하려던 참에 그의 뒤죽박죽이 된 두뇌가 마이크로프트가 내뱉은 단어를 인식한다. '그렉? 뭐라구요? 어떻게 당신이 - 오, 무슨 말이냐면, 아닙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만일 그가 셜록 홈즈를 만난 이래로 물어보려다 삼킨 질문들 하나마다 1파운드씩을 받게 되어 있었다면, 그는 지금쯤 빌어먹게 부자가 되었을 거다.
'제가 생각하기에 당신은 이탈리아어도 못하시겠죠.'
존은 코웃음을 친다. '아시잖아요.' 그는 플랫으로 들어선다.
'제가 십대고 제 동생이 어린 아이였을 때 - ' 마이크로프트가 시작한다.
딱 지금 이 순간 존이 마이크로프트에게 귀를 기울이는 걸 멈추게 할 요소가 단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지금이 그 상황이다. '쉿, 잠깐만요, 마이크로프트,' 그는 다급히 속삭인다.
'뭐라고 하셨죠?'
'셜록이 노래하고 있으니까 잠깐만 닥치라구요!' 짜증이 난 존이 낮게 말한다.
이 시점에서 셜록은 사실상 거의 팝 스타일로 노래하고 있다. '
Io sono il santo che ti ha tradito quando eri solo, e vivo altrove, e osservo il mondo dal cielo…'
이건 정말 꽤 귀에 쏙쏙 들어온다. '
E vedo il mare, e le foreste, e vedo me che - vivo nell'anima del mondo.' 다시 안드레아 보첼리 스타일로 바뀐다. 존은 숨을 들이킨다. 그는 마이크로프트와 여전히 통화중이라는 것도 거의 잊어버리고, 얼어 붙는다. '
Perso nel vivere profondo!'
'무슨 노래를 하는 겁니까?' 마이크로프트의 목소리는 휴대 전화를 컴퓨터 주변기기로 느껴지게 할 만큼 거슬린다.
마지못해, 존은 마이크로프트의 말을 제대로 듣기를 시도한다. '어엄, 지금은, miserary라고 하네요, 그거랑 Tipperary로 운이 맞고 있어요.' 그가 설명한다.
문자 그대로 마이크로프트가 눈을 굴리는 소리가 들린다. 'Però, brindo alla vita?' 그가 묻는다.
'예에.' 존은 속삭이는 걸 깜빡하고 즉시 셜록이 노래부르기를 멈춘 걸 깨닫는다. '오, 멋지군, 참 고맙네요, 마이크로프트,' 그는 성의없이 투덜거린다. '방금 그게 셜록이 노래하는 걸 가장 길게 들어본 거였는데 말이죠.'
'그 애는 항상 노래하는 걸 부끄러워하죠,' 마이크로프트가 생각에 잠겨 말한다. '아마 그 애가 스스로와 가사가 관련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노래만 부르고, 그걸 사람들이 듣는 걸 싫어하기 때문일 겁니다.'
'
진짜요?' 존이 숨과 함께 내뱉듯 말한다.
'정말입니다. 원하신다면 한 번 찾아 보시죠. 주케로와 파바로티의 Miserere란 곡입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존은 사실상 거의 전화에 대고 소리를 지르다시피 하고, 마이크로프트가 전화를 귀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잡고 있을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당장 가서 - 오, 뭐 때문에 전화하신 거였죠?'
'신경쓰지 마세요. 필요한 얘긴 이미 들었습니다.' 마이크로프트가 끊는다.
존은 계단을 달려 올라간다. 그가 예상한 대로, 셜록은 흔치 않은 일이 전혀 일어나고 있지 않거나 일어난 적도 없다는 듯이 평소처럼 그의 화학 실험 도구들 위로 몸을 기울이고 있다. 존은 그의 노트북을 움켜쥔다.
'Google Translate è inutile,' 존이 노트북을 펼치자 그는 퉁명스레 말한다.
'어쩌겠어, 이거밖에 없는데,' 존이 항변한다.
'Perché non lo chiedi a Mycroft?' 셜록은 약간 아이처럼 말한다. 'Gli piace dare le informazioni.'
'노래 가사 번역해 달라고 네 형한테 전화할 순 없잖아.'
셜록은 마치 '그럼 그러시든지.' 라는 것처럼 으쓱한다. 그는 존의 타이핑 속도를 보고 재미있어하는 듯이 잠시 그를 곁눈질로 바라보고는, 이내 하던 실험으로 되돌아간다.
존은 가사를 찾아내 그가 찾고 있던 절을 찾아내, 입 속으로 읽는다: '나는 당신이 혼자였을 때 당신을 배반한 성자요, 그리고 나는 어딘가 다른 곳에 살며 하늘로부터 세상을 바라보오, 바다를 보고 숲을 보고, 나 자신을 보오… 세계의 영혼 속에 살고 있는 나를, 저 삶 깊은 곳에서 길을 잃은! Miserere(불쌍히 여기소서), 보잘 것 없는 나를, 그러나 삶에는 축배를.' 그는 스크롤을 내린다. '실존하지 않는 삶의 기쁨을 내게 주오?' 그는 노트북에서 몸을 젖혀 의자에 기대면서, 당혹스레 깊은 생각에 빠진 채 되뇌인다. '이거 꽤 심오한데, 그렇지 않아, 셜록?'
셜록이 잔인한 눈매로 올려다 본다. 'Che cosa ti aspettavi?'
'나도 내가 뭘 기대했는지 모르겠다,' 존이 인정한다. 그는 셜록의 이탈리아어 기간이 지속된다면 그가 부르는 다른 노래도 모두 찾아보기로 마음에 새겨 둔다.
그는 창을 닫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사를 힐끗 보고는 첫 줄이 '실로 수수께끼같은 나의 삶이여.'라는 걸 깨닫는다. 그는 애정을 담아 셜록을 바라 본다. 그래. 그건 분명히 사실이다.
이탈리아어 기간은 계속되고, 그렉과 그의 팀의 계속된 불신에도 불구하고 꽤 잘 이어져 나가고 있다. 존은, 한편, 점점 셜록의 말을 알아듣는 데 면역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존의 계획은 그가 셜록이 부르는 노래가 뭔지 하나도 알 수 없다는, 그리고 곧 죽어도 마이크로프트에게 물어보기는 싫다는 사실 때문에 좌절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샤워를 하고 나오던 차에 'Nessun dorma'의 가사 두 줄이 그를 반긴다. 셜록이 존이 듣고 있다고 생각할 때는 노래하기를 그만두기 때문에, 단 두 줄밖에 들을 수 없었다. 셜록은 화장실 문이 열리는 걸 듣자마자 멈추고, 그러고 나면 위험스러운 '그가 지금 뭘 하는 거지?' 라는 의미의 침묵이 플랫에 내려앉는다. 다행스럽게도, 존이 멍청하게 목욕용 가운을 입은 채 거실로 들어서는 바로 그 때에 셜록의 전화가 울린다.
(Nessun dorma :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곡.
우리나라 제목은 '공주는 잠 못 이루고' 지만, 원어의 뜻은 '아무도 잠들지 말라' -역주)
'Mi puoi leggere questo messaggio?' 셜록이 게으른 태도로 부탁한다.
존은 전화를 집어든다. '몰리야,' 그가 말한다. '새 시체가 두 구 들어왔는데 자연사했고 그러니까 만약에 네가 시체 안치소로 오고 싶으면 - '
셜록은 용수철이 튀듯 일어난다. 'Vestiti,' 존에게 소리친다.
'알았어, 잠시만 기다리라고!' 그는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문지른다. '잠깐 - 나보고 같이 가자는 거야?'
셜록이 바보 아니냐는 듯이 그를 쳐다본다.
'시체 훼손하는 데는 내가 필요 없잖아,' 존이 지적한다. '그리고 몰리는 내가 있는 걸 바라지 않을 텐데,' 놀리듯이 덧붙인다.
'Mi chiedi quali siano i desideri di Molly, oppure i miei?' 셜록이 날카롭게 묻는다.
존은 으쓱한다. '내가 따라가서 통역을 해야 할 것 같긴 하네,' 그가 인정하자, 그에게 셜록의 의기양양한 - 하지만 또한 진심으로 기뻐하는 - 미소가 돌아온다.
잠시 후, 셜록과 존은 바츠로 가는 도중이고 존은
이걸 몰리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생각한다. 그녀는 지금쯤 시체안치소에서, 그들이 도착하길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아니, 그들이 아니라 셜록이 도착하길. 하지만 존은 셜록처럼 그녀가 있는둥없는둥 무시하지 않고, 따라서 셜록이 그녀에게 대답하게 만들 거라는 사실로 그녀가 스스로를 위안할 거라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이번 방문에서 그 '사실'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사실일지 짐작도 못 하고 있다.) 존이 셜록의 코트자락 뒤를 쫓아 방 안으로 들어올 때 그녀가 짓는 표정은 거의 애원에 가까울 정도다.
그는 동정심에 미소를 짓는다. '경고해 둬야 할 게 있어요, 몰리, 그가 지금 이탈리아어가 땡기는 상태(an Italian mood)거든요.'
몰리는 매료된 듯 셜록을 살펴본다. '이탈리아적인 게 땡긴다는 게(an Italian mood) 어떤 건데요? 그가 시체를 특별히… 이탈리아식으로 자르기라도 하는 건가요?' 그녀가 소심하게 묻는다.
존은 크게 소리내 웃는다. '아마 그럴지도요,' 그가 인정한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탈리아어로 떠든다는 말이에요.'
몰리가 그를 바라본다. '이탈리아어로 말한다구요? 무슨 뜻이에요?'
'Vuole dire ciò che ha
detto,' 셜록이 말하자, 몰리의 입이 쩍 벌어진다.
존이 눈을 굴린다. '방금 질문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한 게 아냐, 셜록.'
'
와,' 몰리가 헉 하고 숨을 들이킨다. '이탈리아어 하시는 거예요?'
'노래도 해요,' 존이 씩 웃는다.
'Certo che parlo italiano,' 셜록이 존을 쏘아보면서, 경멸하듯 말한다. 'È una lingua europea. Parlo tutte le lingue europee, e anche…'
'저건 말 그대로 "쫌,"이라는 뜻을 셜록 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거예요,' 셜록이 자신이 구사할 줄 아는 모든 언어의 목록을 줄줄 읊어내리는 동안 존이 몰리에게 설명한다. '외국어로, 그리고 모든 방법으로 말이죠.'
'Ti sento!' 셜록이 험악하게 외친다. 'Te l'ho detto. Non uso mai il gergo!'
'잠깐, 방금 그가 노래한다고 했어요?' 몰리의 반응은 야드의 경찰관들과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그녀의 흥분이 절정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 짐작컨대 이건 셜록의 계획엔 없었을 것이다. '
우와! 너무 멋져요! 아무거나 불러 주실 수 있어요?'
셜록이 몰리에게 지어보이는 표정을 '노'라고 울려 퍼지는 소리로 해석하는 건 딱히 존이 아니라도 할 수 있다.
'셜록은 제가 그의 별난 부분들을 통역할 때 속어를 쓰는 걸 안 좋아해요,' 존은 그녀의 주의를 돌리려 통역한다. '그게 - 방금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에요.'
그녀는 존을 무시한다. '어떻게 이탈리아어를 할 줄 알게 되신 거예요?' 그녀가 찬탄의 말을 쏟아낸다.
'Non sono venuto qui per rispondere alle sue domande inutili.'
'셜록,' 존이 엄하게 말한다. 탐정은 그를 노려본다. 존은 사정사정하듯 머리를 기울인다. '좀 말해주면 어때서, 셜록! 나도 꽤 궁금하다고, 응?'
셜록이 한숨을 쉰다. 'È stato un modo di alleviare la noia quando ero piccolo, meglio che parlare con Mycroft,' 느릿느릿 말한다. 'Ebbene, poi ho dovuto praticare con Mycroft,' 한숨을 쉰다.
'마이크로프트가 네가 연습중인 언어로 대답해 줬었어?' 존이 궁금해 하며 묻는다.
'Qualche volta, ma non m'importava,' 셜록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대답한다. 'È stato più difficile farlo ascoltare che farlo rispondere.' 그는 마이크로프트가 그의 일이 아주 약간 중요하다고 암시할 때마다 하는 것처럼 눈을 굴려 보인다.
존은 갑자기 몰리가 부러움 섞인 기대감으로 그들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가 어렸을 때 이렇게 놀곤 했대요,' 그는 허둥지둥 말한다. '연습을 해야 하게 되었을 때까진 굉장히 재미있었다고 하구요. 왜냐하면 연습 상대가 형 마이크로프트밖에 없었는데, 이건 제 짐작이지만, 그게 마이크로프트를 짜증나게 했었나봐요.'
'형을 안 좋아하세요?' 몰리가 묻는다. 그녀는 그 때까지 입을 벌린 채 미동도 않고 셜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몇 번 분하다는 듯이 존을 쳐다본 것만 제외하면.
셜록이 얼굴을 찡그린다.'Mio fratello è l'uomo più pericoloso di
tutti,' 그는 위협적으로 말한다.
'그건 몰리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잖아, 그리고 그만 좀 과장해,' 존이 놀리듯이 꾸짖는다.
'No,' 셜록이 간단히 말한다. 'Volevo
essere mio fratello, allora no, non mi piace,' 그는 짧고 퉁명스레 몰리에게 말한다. 몰리는 흥분해서 거의 지붕을 뚫을 지경이다.
셜록의 목소리에서 배어나오는 씁쓸함의 흔적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그는 형을 존경했는데, 어떤 면에서 그들은 별로 비슷하지가 않다네요,' 셜록이 깜짝 놀라더니 그를 쏘아본다. '왜? 그런 뜻으로 말한 거 아니었어?'
셜록은 거의 멍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Ecco perché ho cominciato a parlare con oggetti inanimati,' 그는 약간 슬픈듯 덧붙인다.
존은 마지막 단어를 알아듣는다. '마이크로프트가 들어 주려고 하질 않아서 해골을 가져온 거야?'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묻는다.
'È stata la soluzione più facile,' 셜록이 확인해 준다. 'Parlavo al cranio e fingevo mi rispondesse.'
이건 정말이지 좀 슬프다. 모두에게 상상의 친구가 있긴 하고, 존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 정도로는 아니다. 그는 마지못해 몰리를 향해 몸을 돌린다. '셜록은 무생물들하고 이야기하곤 했대요,' 그가 그녀에게 말한다, '다른 여러가지 언어로요. 그리고,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인터뷰를 한다거나 그런 것들, 그러고 논 거죠.'
몰리가 위아래로 깡충깡충 뛰었다. '아, 나도 그랬어요! 바비 인형들 옷을 갈아 입힌다거나! 그리고 다같이 티 파티를 했죠!'
셜록이 이 비유를 모욕적으로 받아들인 게 분명해 보인다. 'Le mie discussioni con il cranio non sono mai state così stupide,' 그가 씩씩거린다. 'Parlavamo della chimica.'
'티 파티의 셜록 버전은 과학 실험이었다는데요,' 존이 말한다. '여전했네요.' 몰리에게서 높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셜록이 그를 날카롭게 쳐다본다. 'Perché mi sorridi in questo modo?' 그가 존을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따진다. 그리고 그로 인해 존은 지금 그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몰리 후퍼로부터 밀려오는 불만과 좌절의 파도를 받는 입장이 되었다.
'네 말은, 표정이 왜 이러냐고?' 존이 묻는다. 그의 다정한 미소는 점점 더 커져 활짝 웃는 얼굴이 된다. '그냥 너도 어렸을 땐 꽤 귀여운 애였던 것 같아서, 그게 다야.'
'
Carino?' 셜록의 입이 쩍 벌어진다.
'왜, 내가 처음으로 그 말을 한 사람이라도 돼?' 존이 빙그레 웃는다.
'Ovviamente,' 셜록이 웅얼거린다. 몰리는 존 옆에서 입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가볍게 엄청난 충격을 받은 얼굴이다. 'Bene, non ho più bisogno del cranio,' 셜록은 계속한다. 'Adesso ho te, e rispondi e posso
pensare senza dovere immaginare le risposte, perché ci sei tu. Adesso quando penso al cranio, mi sembra… inutile. Artificiale. Nient'altro che un ornamento.'
'해골이랑 얘기할 땐 인위적
이었단 거지, 셜록?' 존이 지적한다. '네가 양 쪽 다 지어냈으니까.' 그리고 나서 그는 갑자기 셜록이 한 나머지 말들을 모두 이해한다. '오,' 그가 부드럽게 말한다. '그러니까 지금은 내가 대답할 수 있으니까 더 낫다는 거야?'
'Tutto va meglio con te,' 셜록이 딱딱하게 말한다.
마침내, 그리고 극도로 마지못해, 몰리는 완전히 존을 향해 몸을 돌리고는 그를 살핀다. '이탈리아어 할 줄 아세요?' 그녀는 미심쩍은 듯 묻는다.
존이 그저 셜록이 말한 걸 반복해 주는 게 아니라 몰리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그녀를 향해 돌아서자, 마치 비눗방울이 톡 터진 듯한 느낌이 든다. 그는 그 감각을 무시하려 애쓴다. '말도 안돼요 몰리, 내가 퍽이나 이탈리아어를 하겠어요!' 그는 웃음을 터뜨린다.
몰리는 마치 그가 셜록이 그녀의 고양이들 중 하나를 해부하고 싶어 한다고 말한 것 만큼이나 당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럼… 그럼 어떻게 뭐라고 하는 지 알아들으시는 거예요?' 그녀가 더듬는다.
'그냥요.'
'오.' 몰리가 풀이 죽는다. 그러나 그녀는 곧 턱을 긴장시키고는 평소보다 더 단호하게 셜록을 살펴 본다. '셜록,' 그녀가 조심스레 말한다, '이탈리어를 못하는데도 존은 어떻게 당신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거죠?'
몰리에게 바로 대답하지 않고, 셜록은 존을 똑바로 바라보고는, 한 20초 정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그를 응시한다. 순간 사실상 지금까지 아무도 셜록에게 이 질문을 한 사람이 없었다는 생각이 존에게 떠오른다. 모두들 항상 존에게 물어보곤 했었다. 셜록이 말한다. 'Non lo so.' 그 답지 않게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로, 그는 잠시 문 쪽을 쏘아보고는 다시 시체를 향한다. 'Mi piacerebbe una tazza di caffè, Molly, se non le dispiace.'
몰리가 한참을 하소연하듯 바라보고 나서야 존은 셜록의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고백에 그가 여전히 입을 허벌리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아, 어엄 - 제 생각엔 셜록이 커피가 마시고 싶은 것 같아요,' 존이 사과하듯 말한다.
몰리가 슬프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슬픔에 잠겨 말하고는, 미끄러지듯 시체 안치소를 빠져 나간다.
존은 셜록을 응시한다. '아까 그건 다 뭐하자는 짓이었어?' 그가 초조하게 묻는다.
셜록은 관심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이다.
'내가 어떻게 널 이해하는 것 같냐구, 네가 생각하기에?' 그는 생각하며 묻는다. 셜록의 반대편으로 와서 서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팔짱을 끼면서. '어떻게 네가 그냥 모를 수가 있어. 네가, 뭔가를 모른다고? 농담도 정도껏 해, 셜록,' 그가 놀려 본다.
'Non lo so,' 셜록이 퉁명스레 반복한다. 'Nessuno mi ha mai capito come te. Mi fa paura.' 그는 긴장하더니 초조하게 시선을 떨어뜨린다. 'Credo che mi piaccia ma mi sto sempre dicendo che deve finire e un giorno dopo aver imparato tante cose su di me… svanirai.' 그는 존이 마치 세상을 끝내버리는 스위치에 손가락을 올려 놓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존을 가만히 응시한다.
존은 넋 놓고 그를 바라본다. '난…어…' 그는 눈을 깜빡이고, 그리고는 이게 더 이상 그의 언어에 대한 '잠재적인 재능'에 관한 명랑한 대화가 아님을 깨닫는다. '난 아무데도 안 가, 셜록,' 그가 부드럽게 말한다. '그러니까 넌 그냥 영어론 차마 말할 수 없는 생각들을 이제 다른 나라 말로도 말할 수 없게 되었다는 거, 그리고 네가 혼자 가상으로 만들어 내야 하는 누군가가 아니라 실제로 너한테 대답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 거야.'
셜록은 그를 오랫동안 바라보더니 미소짓는다. 'Con te, niente è ineffabile. C'è solo qualcosa che mi è… indescrivibile.'
그는 확신이 없는 모양이다. 존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순 없지만, 그의 대답이 아마 충분히 정확하리라고 생각한다. '그건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야, 셜록.'
'Non mi è mai successo prima di… prima di te,' 셜록이 조용히 항변한다.
'그래, 뭐,' 존은 그들 두 사람 다를 위로하려는 마음에 말한다. '네가 거기 서서 네 상태가 좀 심각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면 - 내가 이탈리아어를 한 마디도 못한다는 걸 기억해 보라고.'
셜록이 웃는다, 그리고 불안하고도 순진한 침묵이 이어진다. 그의 눈에 잔주름이 생기더니 갑자기 그가 천천히 말한다. 'Ci stiamo parlando in due lingue diverse. Davvero.'
다음 순간, 두 사람 다 거의 배꼽을 쥐고 웃기 시작한다. 커피를 들고 돌아온 작고 소심한 몰리가 마치 두 사람에게 커피를 던져 버리고 싶어하는 듯한 표정이라는 사실이, 존으로 하여금 그의 웃음 속에 확실히 두려움이라고밖에 묘사할 길이 없는, 마치 무언가의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인 어떤 요소가 있다는 사실로부터 주의를 돌리게 한다. 또한 몰리의 얼굴에 나타난 몹시 화가 난 표정을 보고 그가 진심으로 더 즐거워진다는 사실은, 그가 그 요소가 대체 무엇인지 생각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Giovanni,' 셜록이 외친다. 'Posta.'
'알았어, 알았다고,' 눈을 굴리며, 우편물을 가지러 계단을 뛰어 내려가면서 존이 대꾸한다. '그런데 말이지, 보통 다 너한테 온 거잖아. 우편물 좀 가지러 간다고 죽진 않아.'
'Forse, ma ci sei tu per andare a prenderla,' 발을 질질 끌며 돌아온 존이 봉투들을 내밀자 셜록이 씩 웃으며 받아든다. 존이 부엌으로 들어가려는 차에 셜록이 'Giovanni,' 라고 외친다. 존은 그 예의 이상한 전율인지 소름인지 모를 것을 느끼면서 돌아본다.
'왜?'
'Provo qualcosa,' 셜록이 약간 대담하게 선언한다.
존은 눈썹을 치켜올린다.
'Voglio te,' 셜록이 말한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된 단어를 읽는 것처럼 기이한 톤을 띠고 있다.
이는 역설적이다. 왜냐하면 존은 그게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아니까. '그래, 지금 막 끓이려던 참이야.'
셜록은 샐쭉해져서는 소파 위에 무너지듯 주저앉는다. 존은 그가 'Sbagliato,' 라고 하는 걸 들었다고 맹세할 수 있지만,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부엌에 있는 동안 그는 테이블 위에 있는(기적적으로 아무 손상도 입지 않은) 노트북으로 'Nessun dorma'를 찾아본다. 그는 완전히 혼란에 빠져 가사를 노려본다. '셜록,' 그가 외친다, '너 저번에 'Nessun dorma' 부르고 있었지!'
'Lo so, Giovanni, ascoltavo, poiché era la mia voce,' 셜록이 대답한다.
존은 셜록을 볼 수 있도록 문간에 선다. '마이크로프트가 넌 스스로가 동일시할 수 있는 노래만 부른다고 하던데,' 그가 항의한다.
'Mycroft fa schifo,' 셜록이 툴툴거린다.
'이건 사랑 노래잖아,' 존이 천천히 언급한다.
'Lo
so, capisco le parole!' 셜록이 불만스러워하는 듯한 소리를 낸다.
'넌 그런 종류의 일들은 이해 못 하잖아.'
'Forse non lo capisco ma lo posso ancora apprezzare!'
존이 그에게서 솔직한 대답을 들을 수 없으리란 것은 명백하고, 그리고 이탈리아어의 미묘한 뉘앙스를 알아 들을 수도 없다. 그는 한숨을 내쉰다. 그의 등 뒤에서 주전자가 딸깍거린다.
'L'acqua bolle, Giovanni,' 셜록이 자신이 이겼다는 듯한 투로 말한다.
존은 거의 지붕을 뚫고 나갈 만큼 화가 치민다. '너 그 조반니라고 부르는 거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 내가 - '
셜록이 일어나 그를 빤히 쳐다본다. 반은 불안함으로 또 반은 호기심으로. 'Farai che cosa?'
존은 쿵쿵거리며 부엌으로 들어가 머그컵을 거의 깰 기세로 카운터에 쾅 내려놓는다. 그는 뭐가 자신을 괴롭히는 잘 알 수가 없다. 그는 아마 그가 지금까지 이 모든 걸 잘 뚫고 지나왔지만 이 상황의 전적인 기묘함이 그에게 주는 좌절감을 어디엔가는 풀어야 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셜록이 자신의 이름을 번역해서 계속 '조반니'라고 부르는데 자신이 전혀 신경조차 쓰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그의 이런 혼란을 차라리 잘 요약해서 보여준다고도.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로도 그가 굉장히 신경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Giovanni?'
'
아앍!' 존이 휙 돌아서자 셜록은 문간에 있다. '너 절대로 일부러 이러는 거지,' 그는 시작하지만, 셜록의 표정을 보고 말을 멈춘다. 다른 누군가였다면, 존은 그게 걱정하는 표정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셜록이잖은가. 그러니 틀림없이 무언가 특별히 위험한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는 것일 게다. '음…' 존은 설탕을 꺼내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쓴다. '무슨 일이야?' 그가 조심스레 묻는다.
셜록은 무언가 마음을 단단히 먹는 것처럼 보인다. 'Vuoi venire all'opera?' 그는 약간 딱딱하게 묻는다.
존은 멍하니 그를 마주 바라본다. '뭐라고?'
셜록은 거의 절망에 가까운 얼굴로 눈을 굴린다. 존은 당황한다. 'L'opera,' 셜록이 다시 시도한다. 'Fedora.'
페도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 '오페라 말야? 그게 왜?'
셜록이 거실로 가더니, 오페라 티켓을 두 장 들고 돌아와 존에게 보여준다. 'Mycroft ci ha inviato questi biglietti quando Lestrade gli ha detto che sto parlando in italiano,' 그가 설명한다.
존은 대체 무슨 연유로 셜록이 '마이크로프트'와 '레스트라드'를 한 문장 안에서 언급하게 됐는지 물어보고 싶은 유혹에 넘어갈 것 같았지만, 셜록의 얼굴이 꽤 초조해 보이기 때문에 그에게 주의를 집중하려 노력한다. 그는 셜록의 창백한 손에 상당히 꽉 쥐여진 티켓들로부터, 똑같이 창백한 그의 얼굴까지를 쭉 훑어 본다. 다른 누군가였다면, 존은 셜록이 흠칫거린다고 했을 테지만, 그는 셜록이잖은가.
'마이크로프트가… 너한테 같이 오페라 보러 가자고 한 거야? 네가 이탈리아어 기간중이라는 걸 알고서? 가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셜록?' 그는 격려하듯 말한다.
셜록이 좌절해서는 말 그대로 이리저리 튀어다닌다. 'Stai scherzando?' 그가 으르렁거린다. 'Perché mai vorrei andare all'opera con
Mycroft? Sarebbe
orrendo! Che idea!'
존은 움찔하고는 어찌 해 볼 수도 없이 티켓을 가리킨다. '네가… 가기 싫은데 이 표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거야?'
셜록이 절망에 빠져 부엌의 찬장에 머리를 박는다.
'혹시라도 영어로 말해 줄 생각 - ' 그는 문장을 끝맺기도 전에 멈춘다. 애초에 셜록이 이탈리아어 기간중이 아니었다면 이탈리아 오페라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 있지도 않았을 테고, 따라서 그가 뭘 원하는 건지 영어로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그는 셜록이 말했던 것들을 곱씹어본다. '음… 마이크로프트랑 그렉 둘이서 오페라 보러 가라고 말해 달라는 거야?' 그는 당혹스러운 오한을 느끼며 조심스레 말해 본다.
셜록은 그 말에 잠시 멈췄다가, 몸을 떨더니 격분한 듯한 소리를 낸다. 다른 누군가가 그랬으면 거의 흐느끼는 소리로 들렸을 지경이다. 'Ti hodetto che questa situazione mi è completamente insolita,' 그가 한탄한다. 'E solo ora sei diventato incapace di capire! Perché ora? Per favore,' 거의 미친 과학자 같은 얼굴로 이를 악문 채 그가 말한다. 'vuoi venire all'opera con me?'
'나한테 뭘 해달라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 셜록,' 존이 미안한 마음을 담아 말한다.
탐정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는 긴 자포자기의 한숨을 내뱉는다. 결국, 그는 티켓들을 보고, 그리고는 성질같아서는 그걸 존의 면상에 던져버리고 싶다는 듯한 표정으로 존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는 깊은 사색에 잠겨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 존 이외의 모든 곳들에 눈을 굴리더니, 한쪽 다리에 체중를 싣고 애써 태연을 가장한 자세로 티켓 한 장을 존에게 내민다.
존은 꽤 오랫동안 그걸 바라본다.
'Allora? Sì oppure no?' 셜록이 딱딱거린다.
Yes or no란 말이지. 그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내가 너랑 같이 오페라 보러 가 주면 좋겠다고?'
'INFINE!' 셜록이 소리를 질러대는 바람에 존은 펄쩍 뛴다.
'당연히 같이 가지, 셜록!' 존이 숨차하며 말한다. '이 멍청아!'
셜록은 활짝 웃으며 마치 존을 끌어안기라도 할 것처럼 한 발 다가서다가, 불쑥 제 정신으로 돌아온다. 'Bene,' 그는 즉석에서 말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거실로 쌩 하니 돌아가 버린다.
존은 차를 다 따르고 나서야 그가 방금 셜록과 함께 오페라를 보러 가는 데 동의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오페라라니. 무려. 셜록이랑.
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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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전편에 비해 분량이 급 길어져서 번역하느라 며칠을 꼬박 보냈는데 해놓고 보니 읽는 건 금방이네요 허..허허허
원본 읽어보시고 번역 이상하거나 이건 이게 아닌것 같소 하시는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주세요. 언제나 환영합니다.
여전히 꽁냥꽁냥 귀여운 셜록과 존. 이탈리아어로 무리수 둬 보는 셜록도 귀엽고, 그런 셜록이 보내는 러브콜만 골라서 못 알아듣는 둔남 조니보이도 귀여워요 ^//^